[이주가정의 적응돕는 구로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방문교육지도사 김인숙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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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도 이젠 14만명 시대,구로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다문화가정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방문교육지도사를 통한 이주민들의 한국어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에서의 생활 적응을 돕고있다. 구로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15주년을 맞아 방문교육지도사로 활동하고 계시는 김인숙 활동가님을 만나보았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구로구건강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11년째 방문 지도사로 일하고 있는 김인숙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다문화가정에서 자녀들이 늘어남에 따라 학습지도도 겸하고 있습니다.


Q.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
처음에는 이런 일이 있는 줄 몰랐어요. 그러던 어느 날, 구의원이었던 지인이 공고를 보고 저에게 추천해주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011년부터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사실 80년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라는 단체에서 오래 활동했었어요. 그러던 중 구로동에 이사를 오면서 푸른학교라는 지역아동센터를 설립했습니다. 당시에는 지역에 지역아동센터라는 개념이 없던 시기라 구로동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나 싶어서 하게 됐죠. 제가 창립멤버예요. 현재도 동에서 자원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고, 원래 지역활동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자원봉사라도 좋으니 방문지도사는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아요.

Q. 하시는 일은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주로 어떤 식으로 일이 진행되나요?
저희는 다문화가정센터에서 신청 받아 선별한 가정들을 상황별로 나누어서 각자 상황에 맞게 교육하는 식으로 일을 전담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필요한 사람은 한국어 선생님에게, 부모교육이 필요한 사람에겐 부모교육을 가르치는 분들에게 부탁하는 식입니다. 아무래도 언어학습은 학원에 가는 것보다 1대1로 배우는게 더 빠르죠. 그래서 저희는 한국어 교육을 방문을 통해 가르치고 있고, 1대1 방문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상자도 굉장히 만족하고 효과도 상당히 있습니다.


Q. 활동을 시작한 11년전과 지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금은 코로나상황으로 이주민 비율이 막 늘어났다가 주춤하는 상태예요. 최근엔 다문화자녀들이 많아졌다고 하더라고요. 저번에 본 뉴스에서는 초등학생 인원 수는 줄었는데 다문화가정은 늘었다고 해요. 특히 구로지역의 경우 다문화가정이 많아요. 점점 선주민보다 이주민 가정이 더 많아질 거라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이 지역의 초등학교는 한 반에 60-70퍼센트가 다문화가정인 거 같아요. 구로구는 다문화 자녀 비율이 유독 더 많아서 제가 가르치는 한족 아이 부모도 자녀를 이주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로 보내려 한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봉사활동도 거의 못하고 있습니다. 독거 노인분들께 반찬 배달을 해준다거나 그런 봉사 활동은 13년째 하고 있는데, 이런 활동은 모임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유지가 되는 것 같아요. 모이는 봉사활동은 최대한 자제중입니다.


Q. 활동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이 있을까요?
코로나 19 문제로 지난주까지도 일을 쉬었어요. 아무래도 방문 교육이다 보니 그런 문제가 있죠. 그런데 그때마다 가정에서 “선생님 언제 와요?” 하고 전화가 와요. 그래서 최근에는 다시 수업을 재개했습니다. 대신 수업시작 전에 코로나 검사받고 다 하죠. 줌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가정도 몇 있긴 한데 제가 맡은 가정들은 줌을 사용할 수 없는 여건의 가정이 많아요. 예를 들어 한 아이같은 경우, 한부모가정이고 엄마가 일을 가면 할머니가 대신 맡아주는데 할머니집에는 인터넷이 없으니 화상수업을 받을 수가 없는 거예요. 이 외에도 줌으로 수업을 받을 여건이 안 되는 가정도 많고, 대부분의 가정은 직접 방문 해주기를 더 바라죠. 1대1 개인수업의 효과가 크기도 하니까요. 줌 회의로 수업 진행을 하려고 해도 한국어 실력이 많이 부족한 가정일 경우에는 지시사항을 내리기도 어려워요. 사실 그런 부분에서 어려운 부분이 크죠.
초기만 해도 의사소통 접근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 이 일을 하기 전에 과외교습을 한 적이 있었고, 가르치는 일에 대해서는 꽤 자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문화가정이니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에 대한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요즘은 참 좋아진 게, 핸드폰에 사전 어플이 있어서 소통하기 좀 더 수월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손짓, 발짓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가르쳤었는데 요즘에는 수업을 받는 학생도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어플을 사용해 물어보고, 그런 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Q.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고 보람찼던 일이 있나요?
처음으로 맡은 베트남 가정이 있었는데, 아내가 갓 20살 된 어린 여성이었어요. 아내가 임신을 하자 남편은 아빠가 된다는 부담감에 원래 있던 정신적인 문제가 악화되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로 수입을 벌어오지 못해 저희가 구로구에 있는 자활센터와 연결시켜주고 전세대출도 받을 수 있게끔 도와줬습니다. 근처에 사는 이웃이어서 더 많이 챙겨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손자손녀를 부모 대신 보살펴주시는 할머니가 계셨는데 제가 방문교육을 할 때 꼭 옆에서 말을 거셨어요. ‘내가 아이들을 키울 때는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뒷바라지를 잘 해주지 못했지만, 손자들한테만큼은 뭐든 다 해주고 싶다.’고 하셨죠. 지금도 자주 연락하고 지내서 다시 선생님이 와서 가르쳐주면 안되냐고 하세요. 그럴 때는 좋은 선생으로 기억되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애초에 방문교육지도사는 자원봉사여도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일이라 지금 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껴요. 구로구에 다문화가정이 많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 이런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하고, 사실 자국에 있는 이주민 여성들은 자기 나라가 싫어서 한국에 오게된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이주해온 부모의 자녀들이 지금 자국에서 그런 생각을 갖는 건 아닐지 개인적으로 우려되는 마음이 있어요. 이주민 부모들도 한국에 와서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그 자녀들도 한국에서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커서 그런 마음가짐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게 큰 것 같아요.


Q. 활동하면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끼시는 부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느끼는 문제는 저희가 가르치고 있는 교육이 단 10개월 과정이라는 거예요. 모든 다문화서비스들이 10개월, 5개월정도만 지원이 돼요. 더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죠. 자녀교육도 마찬가지에요. 이런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껴요. 단순히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정말 부모나 자녀가 원하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이 되어야 하잖아요. 언어라는 게 어느 날 갑자기 잘하게 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어느 정도 소통이 되어야 자국에서 제대로 적응하고 살 수 있을 텐데. 한정된 교육기간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집합교육도 있고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 된다고들 하지만, 교육을 받을 형편이 안된다면 그것도 불가능하죠. 그런 문제에 대해 생각 안 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Q. 활동하면서 얻은 고민거리나 최근에 새로 관심을 기울이게 된 이슈가 있다면?
우리 집 주변에는 다문화가정말고도 외국인 체류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만나보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그 사람들 중에서 한국어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일을 해야하는데,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불편하잖아요. 한번은 몇 개월 동안 구청 민원여건과에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는데, 우리는 주민센터에 전입 신고를 하지만 외국인체류자들은 체류지 변경 신고를 구청에서 하잖아요. 그러면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 체류자들은 한국어가 가능한 다른 이주민동료를 데리고 와서 써달라고 부탁하거나 합니다. 그런 걸 보다보면 ‘이런 사람들을 가르쳐 보는 건 어떨까, 가르친다면 어떻게 가르쳐야할까, 이 사람들이 바빠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은 있을까.‘ 자연스레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향후에 달리 활동을 하게 된다면 이런 일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고, 다문화가정 뿐만 아니라 한국인 사이에서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사람들의 어려움을 개선해줄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신경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Q. 구로구건강다문화가정지원센터가 개소 15주년을 맞았다고 들었는데, 김인숙님에게 구로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방문교육지도사는 어떤 의미일까요
저희가 구로구건강다문화가정지원센터가 15주년을 맞았는데, 다문화가족지원법이 만들어지면서 각 지역에 센터가 만들어졌습니다. 15년 전에는 주로 상담사업, 부부를 불러서 교육하는 등의 사업을 주로 했던거 같아요. 방문교육지도사 같은 경우,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대대적으로 모집을 했습니다. 다문화가정이 많았던 지역부터 시작해 전국적으로 확대된 것 같아요. 실은 답답한 것이 한국에 들어온지 꽤 됐는데도 저희 센터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아직 많아요. 그런 걸 보면 많이 안타깝죠. 처음에 한국에 와서 제대로 말을 배워야 언어가 형성되는데, 다문화 가정이 한국에 입국할때부터 이런 정보가 공유될 수 있게 지원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희는 다문화가정을 직접 방문해서 만나기 때문에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을 수밖에 없어요. 그분들의 생활을 직접보고 느끼니까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거죠. ‘평범하게 방문지도사로서 가르치기만 하면 된다’고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어쨌든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아이들이 정말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방송대에 편입해 청소년 학과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기도 했어요. ‘내가 뭔가를 알아야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했죠. 그런 마음가짐들이 제가 자원봉사자로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나가야 할지 마음을 다잡고 되새기는 계기가 됩니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
제가 올해로 정년이거든요.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을 많이 뵈어요. 글자가 작아서 글이 안보인다는 말을 듣고 처음엔 눈이 안 보이시는구나 생각했는데 사실 글을 모르시는 경우가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밝히는걸 꺼려하셨던거에요. 최근에는 ‘공간이 남는 곳에 몇 분이라도 무료로 한글을 가르쳐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해요. 아는 동생 중 하나가 생활지도사 일을 하는데 독거노인분들이 글을 많이 모르신다는 얘기를 했어요. 노인분들 중에서 글을 써보고싶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시면 어린이용 단어용지를 보내드리고 간단한 말부터 직접 써보시게 하고 그러죠. 그분들께 쉬운 글부터 가르치는 일을 동에서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을 부끄러워하실까봐 안 오시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사실 이 활동을 시작했던 것도 ‘살아있는 동안 의미있는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시작했던 것이에요. 이 일을 그만둔 뒤에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면 아마 지금과 마찬가지로 봉사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취재: 공익활동기자단 배혜린









​취재: 공익활동기자단 배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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