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활동기자단] '봉사원과의 유대가 원동력' 대한적십자사 총무 강애경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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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모아 희망을 전하고,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고 계시는 대한적십자사 강애경 봉사자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서부봉사센터 구로지구협의회 총무 3년차 강애경입니다. 적십자의 조직은 서부권, 중부권, 서남권, 동남권 4개의 권역으로 나뉘어져있고, 각자의 지사가 있는데 서울에는 15개가 있어요. 또한 구 별로 지구협의회가 있고, 동별 봉사회가 있어요. 서울지사 같은 경우에는 적십자 정직원과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져있어요.


Q. 활동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특별히 봉사를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어서 하게 된 건 아니에요. 현재 적십자에 들어 온 지 8년째가 되어 가는데, 당시 동네 통장을 하고 있었어요. 같이 통장 하는 언니가 우리 동네 적십자가 없어질 위기에 처해졌다고 사정을 해서 저를 비롯해서 3명이 적십자 봉사회를 들어갔어요. 처음에는 마지못해 들어갔는데 굉장히 보람이 있어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Q. 어떤 점이 보람 있었나요?

제가 통장이다보니 조사를 하러다닐 때가 많아요. 제가 사는 아파트 1층에 노부부가 살고 계셨는데 겨울에 자기 집에 와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들어가 봤더니 가스요금이 부담돼서 보일러를 못 트신다며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웠었어요. 매트나 취사 할 때 정도만 쓰고 한 달에 1~2만원만 청구될 정도로 살고 계시더라고요.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 취약계층으로 분류되지 않아 수급자는 아닌데, 자택은 본인 소유가 아닌 자녀명의여서 집을 팔수도 없었어요. 즉, 돈은 없는데 지원은 받을 수 없는 숨어있는 취약계층이었죠. 그래서 적십자에서 매달 10kg씩 쌀을 전해주었더니 지금 그 분들이 말씀 하시는게 덕분에 밥 걱정을 안하게 됐다고, 그때가 고비였는데 고마웠다고 하셨어요. 또 하나는 재개발구역 3층 상가건물 2·3층에 목사님이 5명의 아이들과 함께 사셨었는데요. 교회에 교인들도 적었고, 건물이 상가용도라서 냉·난방이 잘 안됐었어요. 적십자에서 1년에 한번 건축공제조합에서 집수리 예산이 배정되는데, 그 돈으로 도배·단열· 바닥 난방공사를 해줬었어요. 그 목사님이 말 그대로 할렐루야 하시면서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지물포에서도 도배를 하는데 인건비를 안 받고 원가만 받는 등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 집을 보면 지금도 힘든 사람을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해줬다는 뿌듯함이 커요.

Q. 활동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나요?
봉사를 실행 하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적십자가 국정감사도 받고 조직의 규칙이 있어요. 임원의 임기나 임원이 되기 위한 조건이 있다 보니 신규 회원 유입이 어려워요. 자원봉사가 돈이 생기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30~40대는 돈을 벌거나 개인생활을 즐기지 소득이 없는 일을 굳이 하려고 하지 않아요. 구로구 16개 동 중에 15개의 적십자가 있는데 회장들이나 이런 분들 나이대가 거의 70대 가까이 되세요. 이분들이 물러나고 가면 임원감도 없어요. 조직에 새로운 회원이 유입되지 않는 것이 걱정이에요. 저도 임기가 내년까진데 다음 회장할 사람이 없어요. 단위봉사 및 지구도 마찬가지고 새로운 봉사원이 없어요. 자원봉사 라는 게 그래서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또 제가 알기로는 구로구에 여러 단체가 있는데 대부분 단체는 나라나 구에서 조직을 해서 일정수준의 활동비라도 나가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적십자는 그런게 없고 다 저희 회비로 충당해서 저 같은 경우는 매달 3만원씩 적십자에 기부해요. 적십자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매달 2~3만원씩 적십자에 기부를 해요. 누구한테 ‘적십자 봉사 같이하자’ 그러면 내 돈 내고 해야 되는 거니까 다들 쉽게 나서지를 않아서 그게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적십자사가 계속 유지가 될까. 그런 걱정도 한편으론 들어요. 저희는 자발적인 참여로 많은 활동을 하는데 상대적인 섭섭함이 있지요.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은 그래요. 1년에 36만원 정도의 적십자 회비를 내다보면 만만치 않은 돈이고 아무래도 부담이 있거든요. 그래서 자원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Q. 코로나 이후에 외부활동 제약이 많은데,  코로나 전과 어떻게 활동이 달라지셨나요?

코로나 이후 저희에게 생긴 변화는 소수인원으로 많은 일을 하게 됐다는거에요. 원래는 명절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한시적으로 안 받았는데, 코로나 이후 이동을 줄이기 위해서 작년 추석연휴에 고속도로 통행료 를 유료전환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도로교통공사의 예산이 남아서 취약계층을 도우라고 적십자에 지원을 해줬어요. 예산 규모가 예년에 비해 더 많이 배정되니 일이 많아졌어요. 일은 많은데 코로나 때문에 인원제한이 있으니 임원들 최대 5명 정도만 모여서 오전 7시 이전에 나와서 저녁10시까지 일을 했어요. 또한 코로나 이후 급식을 못하니 납품하려고 준비한 식재료들을 업체에서 적십자에 기부하기도 했어요. 갑자기 대량으로 닭가슴살 3톤의 물건이 들어와서 거의 처치곤란이었어요. 한꺼번에 못하니까 동 별로 일정량씩 나눠서 닭계장 같은 음식으로 만들어서 주려고 하면 같이 만들어야하는데, 동에서도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모이질 못했어요. 그래서 지구 임원들이 소수인원으로 그 일을 전부 하게 되서 힘들었어요. 서부봉사센터에 소속된 게 구로, 금천, 강서, 양천, 영등포로 5개 구인데 그 중 구로구가 가장 활동이 활발해요. 구로구가 취약계층을 더 많이 발굴하고, 많은 사람에게 주려고 일을 많이 하다 보니 계속해서 물질지원을 해주는 곳이 늘어서 저희 일도 많이 늘었어요. 코로나 때문에 다른 곳은 한가하다고 하는데 저희는 소수의 인원으로 몇 배의 일을 하게 돼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Q. 이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어떤 것 일까요?

봉사를 할 때 내가 괜찮은 사람인가. 하는 자긍심이 들고요. 저는 고척1동 봉사회 소속인데 회원이 15명으로 친목계 하듯이 유대감이 좋아요.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고, 봉사원들도 본인 스스로의 자긍심이 있어요. 수혜자 대상자를 찾을 때도 33개의 통에 각각 분포가 되어 있어서 봉사원들 보고 발굴하라고 해요. 동네사람이니 잘 아니까 자기가 발굴한 수혜자는 책임지고 도와주려해요. 고척1동 봉사회의 끈끈함, 의견에 동의를 잘 해주는 것, 봉사원간의 유대가 원동력인거 같아요.


Q. ​요즈음엔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작년의 경우 코로나 방역물품을 일주일에 2번씩 서울지하철 봉사소속과 함께 신도림역, 온수역에서 나눠줬어요. 동네 방역 활동도 하고, 틈새 복지 발굴을 주로 하는데 희망풍차제도라고 수급자가 못되는 소외자에게 생활필수품도 지원하고 있어요. 재작년까진 매달 나갔는데 최근 적십자 예산이 적어져서 두 달에 한번으로 줄어들어 아쉬워요. 또 적십자가 ‘마주단’(마음건강주민교육단)이라고 활동하는데, 보건소나 주민센터에서 발굴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찾아가는 봉사도 해요. 우울감이 드시는 분들이나 마음이 아파서 말할 상대가 없으신 분들을 찾아가서 이야기도 들어주는데 작년엔 코로나19 확진자를 찾아가서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는 일을 했어요. 이것이 서울시 사업이었는데 작년에는 대면을 하다가 올해는 사업의 방향이 바뀌어서 넣어줄 것이 있으면 문고리에 넣어주고 전화 통화를 하는 정도로 바뀌었어요. 또 번개탄 판매소를 찾아내어 자살예방캠페인을 위한 "*번개탕희망판매소"도 운영하고있어요.

*번개탕희망판매소: 희망판매소는 업주가 번개탄을 판매하기 전에 사용용도를 묻는 가게를 말한다.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번개탄을 배치하거나 계산대 뒤에 놓아 소비자 접근성을 낮추는 판매방식을 취한다. 자살위기 징후를 포착하거나 위험대상을 발견하면 경찰서나 보건소로 연계하는 생명지킴이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Q. 적십자 활동 외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제가 구로구주민참여예산 동위원장인데, 동네에 필요한 것들을 직접 제안해서 시행하는게 보람이 있었어요. 저희가 한 것 중 고척교 넘어가는 곳, 동양공전에서 안양천으로 내려가는 진입부분에 슬라이드 데크를 설치하는 것을 제안해서 ‘무장애길’을 시행한 것이 있었어요. 경사가 높지 않아서 덕분에 몸이 불편하신 노인 분들이나 유모차를 끈 아이 엄마들의 접근성이 좋아진 것이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지역 활동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일들은 하던 사람만 하는 게 한계인 것 같아요. 새로운 유입이 드무니 새로운 의제가 나오지 않아요. 조직에 들어가서 목소리를 내자고 하면 뒤로 빼는 경우가 많죠. 지원해준다는 말은 하지만 같이 참여해서 직접 하려는 생각을 잘 안하는 것 같아요.


Q. 최근에 갖게 된 고민이나 이슈

첫 번째로는 환경에 대해 관심이 있어요. 매스컴을 보면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 등의 환경문제, 육류소비 증대로 인한 환경 문제 등을 접하게 돼요. 대체 방법이 있을 텐데 편하게 산 것이 아닌가 고민이 되고, 후대가 살아갈 세상이 걱정이 되지요. 두 번째는 학교폭력으로 때렸으면 되돌려 주는 것이라는 폭력의 정당화, 폭력의 미화로 인해 아이들이 둔감해지는 것에 관심이 많아요.


Q. 공익활동센터에 하고 싶은 말

공익활동가들이 속해 있는 조직 운영 틀이 있고, 서로를 알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을 듯한데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유기적으로 섞일 수 있게 활동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공익활동기자단 박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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